금값 3,995달러 약세, 유가 상승에 연준 인상 우려
2026-10-27 · 운영자

국제 금값이 월요일 아시아 거래 초반 트로이온스당 3,995달러 안팎으로 내려왔습니다. 4,000달러 선 아래에서 약세를 이어가며 7월 이후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높은 국제유가가 미국의 물가와 금리 전망을 흔드는 가운데 금을 사려는 힘도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수치는 기사 작성 당시의 국제 현물 금값이며, 현재 실시간 가격이나 국내 순금 제품 가격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금값을 누르는 첫 번째 변수는 원유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후티 세력의 공격이 이어지자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5개월여 만의 높은 수준에 올랐습니다. 실제 공급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은 중동의 긴장이 운송과 생산에 미칠 가능성을 먼저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미국과 이란의 향후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다시 부각됐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할지, 다시 공격할지를 판단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중동의 상황이 더 악화되면 금이 안전자산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전쟁 위험이 높이는 유가와 그에 따른 물가 부담이 금에 더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금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과정은 조금 복잡합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기업의 운송비와 생산비가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며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가를 잡아야 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연말에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커집니다. 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으므로 채권과 예금의 수익률이 높을수록 금 보유의 상대적인 매력이 줄어듭니다.
시장은 이번 10월 회의와 12월 회의를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번 달 금리 동결 확률은 약 90.6%입니다. 반면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79.4%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주에는 금리를 그대로 두더라도 연말에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수치는 시장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한 예상치이므로 경제지표와 정책 발언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연준의 확정 결정은 아닙니다.
최근의 매도세에는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도 더해졌습니다. 상품시장의 추세를 따라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금 보유를 줄이면서 가격 하락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매수세가 약한 상태에서 이런 매도가 겹치면 시장은 지정학적 불안이나 국채금리 하락 같은 평소의 호재에도 기대만큼 반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금값이 한 번 크게 밀린 뒤 반등이 더딘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최근 금은 글로벌 기술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밤사이 2.5% 넘게 떨어졌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도 크게 내려갔지만 금값을 붙잡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채금리 하락은 이자가 없는 금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번에는 높은 유가가 연준의 긴축 우려를 되살린 데다 투자심리까지 약해져 그 효과가 제한됐습니다. 시장 변수 하나만 보고 금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앞으로 유가가 진정되고 물가를 반영한 실질금리가 더 낮아지면 금값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하락한 금리가 실제 매수세로 연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동 뉴스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금이 곧바로 오르거나, 국채금리가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하락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격이 주요 구간을 되찾는지가 더 중요한 확인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금에는 아직 부담이 남아 있습니다. 금값은 100일 이동평균선과 20일 볼린저밴드 중심선 아래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볼린저밴드 아래쪽도 이탈해 단기 매도 압력이 강해졌습니다. 상대강도지수(RSI)는 34.13으로 과매도 영역에 가까워졌지만, 이 수치만으로 즉각적인 반등을 예고할 수는 없습니다. 매도세가 과해졌는지와 실제로 매수자가 돌아오는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반등할 경우에는 4,015달러가 첫 저항 후보로 제시됩니다. 그 위로는 4,130달러, 100일 이동평균선 부근인 4,220달러, 그리고 4,240달러가 차례로 관찰할 가격입니다. 이 수준들은 이전 가격 움직임을 근거로 한 참고값이며, 반드시 돌파하거나 그 자리에서 멈춘다는 뜻은 아닙니다. 4,000달러 선 위로 다시 올라오더라도 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의 핵심 일정은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입니다. 시장은 당장 금리가 바뀔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물가와 유가에 관한 연준의 설명은 12월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금값을 보실 때에는 국제유가, 미국 국채금리, 달러가 함께 움직이는지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연준의 발언 뒤 금리 인상 확률이 달라지는지가 향후 방향을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골드바나 순금 제품을 비교하실 때에는 국제 금값만으로 최종 거래가격을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 기준 금값이 내려도 원화 가격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품에는 순도와 중량, 부가세, 제작비, 매입·판매가격 차이도 반영됩니다. 구매나 매도 전 당일 국내 시세와 재매입 조건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